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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를담은글

시간이 가는 속도

어릴 때 할머니가 이야기하던 것처럼 나이가 들수록 빠르게 시간이 간다고, 너희들 크는 것 보면 시간이 가는 걸 느낀다고, 그렇게 시간이 가는 것이 너무 빠르게 느껴지면 곧 다가올 죽음이 그렇게 두렵지 않게 된다고. 

그 때는 그게 무서운 말이었어. 마치 곧 내 곁을 떠나 머난 먼 곳으로 갈 수도 있음을 굳이 이야기해주시는 이유가 무엇일까, 그냥 지금 같이 있으니 좋구나 정도로 희망적이었으면 했거든.

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니까 말야, 할머니는 자식에게 만큼은 진실하고 싶은 마음이란 것을 이해할 수 있게되었어. 사실 말하고 싶지 않아도 되는 말을 하는 것은 어떤 불편함을 만들어 내는데 그 불편함을 알려주신 것 같기도 했고.

아빠는 이제 그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오고 있음을 느낀단다.  너의 그 해맑은 웃음과 하루하루 길쭉해지는 다리를 재어보면서 말야. 그렇게 속도가 빠른 시간은 이렇게 흔적을 남기고  흔적은 쌓이고 다른 시간들이 또  다가오면 이런 반복은 끝없이 반복되는 것을 느끼게 되거든. 그리고 그런 반복이 갑자기 줌아웃 되면서 곧 다가올 것들이 너무 작게 느껴지는 마음이 되는 거지.

2022.10.4